13년 전의 어머니는 이른 아침이면 집 안을 쓸고, 마당의 화분을 손보며 하루를 부지런히 시작하시던 분이었고, 그때만 해도 귀찮다는 말을 거의 입에 올리신 적이 없을 정도로 활동적인 분이셨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유 없이 움직이기를 꺼려하시고, 자주 피곤하다고 말씀하시며 외출을 미루시더니, 점차 짜증을 내는 빈도도 늘고 음식 맛도 달고 짜게 바뀌며 수면의 질도 나빠지는 등의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고, 그런 모습을 처음에는 노화에 따른 일시적인 기분 변화로 생각했으나, 언니가 모시고 간 두 곳의 종합병원에서 '알츠하이머형 치매'라는 진단을 받게 되며 비로소 우리가 감지한 변화가 단순한 노화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서울에 살던 우리는 어머니 곁을 가까이서 돌보기 위해 결혼한 언니들이 있는 안양으로 이사를 했고, 낯선 동네에 친구도 없고 외출도 꺼리게 된 어머니는 오히려 더 빠르게 증상이 심화되었으며, 가족들이 모여 케어하면 분명 좋아질 거라 생각했던 우리들의 바람과는 달리 익숙하지 않은 생활 환경과 단절된 사회적 관계는 어머니의 기억력 저하와 감정 기복을 더 심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1.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과 가족이 놓치기 쉬운 신호들
알츠하이머병은 뇌의 특정 부위가 점차 손상되면서 인지 기능, 판단력, 언어 능력, 정서적 조절 기능에 점진적인 이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며, 초기에 이러한 증상이 천천히 나타나기 때문에 가족이 알아채기 어렵거나, 일상 속에서 노화로 착각해 넘기기 쉬운 경우가 많지만, 사실 초기 증상은 치료와 관리를 위한 매우 중요한 신호이기 때문에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바로 최근 기억의 감퇴이며, 어머니도 처음에는 식구들이 방금 나눈 이야기를 기억하지 못하고, 같은 질문을 수차례 반복하셨는데, 그 당시 우리는 단순히 피곤하거나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단기기억 손실이 알츠하이머의 핵심적인 특징 중 하나였습니다. 그 외에도 대화 중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말이 막히거나, 단어 선택이 모호해지는 언어 기능 저하도 자주 나타나며, 특히 물건의 이름을 잊거나, 물건의 용도를 혼동하는 모습은 인지 기능의 저하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판단력의 저하도 일상 속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전에는 늘 꼼꼼하게 장을 보시던 어머니께서 갑자기 필요 없는 물건을 반복 구매하거나, 잔돈 계산을 틀리는 등의 일이 반복되어 이상하게 느꼈고, 이러한 판단력 저하는 점차 경제적 결정을 넘어서, 음식이 상해도 드시려 하거나, 가스불을 켜놓고 외출을 시도하는 등 위험 상황을 유발할 수 있어 가족의 세심한 관찰이 필수입니다. 시간과 장소에 대한 혼동도 알츠하이머 초기 단계에서 관찰되며,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 헷갈리거나, 늘 다니던 시장 길을 잊고 반대 방향으로 걷는 등의 모습이 보이고,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외출 자체를 꺼리게 되어 사회적 고립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성격과 감정의 변화 역시 간과해서는 안 되며, 감정이 격해지거나 예민해지는 모습, 이전과 다른 무기력, 혹은 외부와의 단절을 시도하는 태도는 모두 알츠하이머의 신호일 수 있으며, 이러한 신호들을 조기에 인지하고 병원을 찾는다면 진행을 늦추고 가족의 돌봄 준비를 미리 시작할 수 있어 보다 안정된 관리가 가능합니다.
2. 알츠하이머 예방을 위한 식습관 실천과 그 중요성
알츠하이머병은 현재로서는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다양한 연구에서 건강한 식습관과 꾸준한 생활 관리가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으며, 특히 우리 가족처럼 어머니의 진단 이후 식단을 바꾸고, 영양소 섭취에 더 신경을 쓰면서 어머니의 전반적인 상태가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경험을 비춰볼 때, 식이요법은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관리 요소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권장되는 식단은 '지중해식 식단'으로, 신선한 채소와 과일, 올리브 오일, 견과류, 생선 등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포화지방과 정제된 탄수화물을 줄이고 천연 재료로 식단을 구성하는 방식이 뇌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어머니 식단에서도 정제 탄수화물과 설탕 섭취를 크게 줄이고, 생선 요리와 나물 위주로 식단을 구성하며, 간식으로는 과일이나 견과류를 준비하고, 청량음료 대신 녹차나 우엉차 등 항산화 효과가 있는 음료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후, 감정 변화가 다소 안정되고, 수면 패턴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면서 가족 모두가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체감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은 뇌세포를 구성하는 필수 지방산으로, 연어, 고등어, 참치 등 기름진 생선과 호두, 아마씨 등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으며, 염증 억제와 뇌세포 보호 기능이 있어 알츠하이머 예방과 진행 억제에 도움을 준다는 다수의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블루베리, 브로콜리, 녹차와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한 식품은 뇌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신경세포의 손상을 억제하여 인지 기능 저하를 늦추는 데 효과가 있으며, 반대로 당류와 가공식품, 트랜스지방이 많은 음식은 염증을 유발하고 뇌세포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식단은 단기간이 아니라, 꾸준한 습관이 되어야 효과를 보게 되므로, 가족 모두가 어머니 식단에 동참하며 함께 건강한 식사를 실천하는 방식이 오히려 더 지속 가능했고, 어머니 또한 가족과 함께 먹는 식사를 통해 정서적 안정과 식욕 유지라는 이중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식사 외에도 병원에서 권장한 비타민 B군, 비타민 D, 마그네슘 등의 영양제를 보충제로 활용하였고, 약 복용과 식사 시간을 일정하게 맞추는 것도 치매 환자의 일상 리듬 유지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식습관의 변화는 단순히 음식의 종류를 바꾸는 것을 넘어, 하루의 구조를 바꾸고 가족의 소통 방식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알츠하이머 예방과 진행 억제의 실질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습니다.
3. 신체활동과 인지 자극을 통한 알츠하이머 예방 실천
알츠하이머를 예방하고, 이미 진단받은 환자의 상태를 유지하거나 진행 속도를 늦추는 데 있어 규칙적인 운동과 두뇌 활동은 식습관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이며, 특히 신체 활동은 뇌 혈류를 개선하고, 신경 전달 물질의 균형을 유지하여 인지 기능의 저하를 방지하는 효과가 입증되어 있습니다. 유산소 운동은 그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운동으로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심박수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체내 산소 공급을 원활하게 해주는 활동이 중심이 되며, 어머니 역시 진단 이후 꾸준히 산책을 하시는 것을 기본 운동으로 삼았고, 계절에 따라 가족과 함께 공원이나 숲길을 걸으며 신체뿐 아니라 정서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체감하고 있습니다.
또한 근력 운동은 노년기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낙상과 같은 사고 위험을 줄여주는 동시에, 혈당 조절과 인지 기능 유지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며, 체중을 활용한 스쿼트, 벽 짚고 앉기, 가벼운 덤벨을 이용한 팔 운동 등이 실제로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여기에 요가나 태극권과 같은 균형 운동은 뇌의 평형 감각 유지와 신체 안정성 확보에 도움을 주며, 낙상으로 인한 치명적인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노년기 운동의 필수 요소로 추천됩니다. 신체 활동 외에도 퍼즐 맞추기, 그림 그리기, 악기 연주, 신문 읽기, 가족과의 보드게임 등 인지 자극 활동은 알츠하이머 예방뿐 아니라 정서적 안정에도 큰 도움이 되며, 어머니는 매일 일정 시간 동안 퍼즐을 맞추거나 가족들과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갖는 것이 일상의 즐거움이자 기억의 실마리를 되찾는 시간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치매라는 병은 기억을 잃는 병이기도 하지만, 가족의 관계와 삶의 형태를 바꾸는 병이며, 어머니가 처음으로 진단받으셨을 때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감정적으로도 큰 충격이었지만, 점차 질병을 받아들이고 나 스스로를 먼저 돌보며, 웃고 이야기하고 함께 걷는 시간을 늘리며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익혀나가면서, 지금은 매일이 선물처럼 느껴지고, 1분 전 기억이 사라져도 여전히 함께 웃는 그 순간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됩니다. 알츠하이머는 두렵지만, 준비된 가족에게는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희망이 되며, 건강한 식단과 생활습관, 그리고 따뜻한 돌봄의 지속이야말로 치매와의 삶을 가장 의미 있고 인간답게 만드는 길이라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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