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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로 부터 건강하기

저자 - 하세가와 가즈오 「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책 내용 요약, 느낀 점

by 방통e 2025.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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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는 이제 우리 사회 전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보편적인 질환이 되었습니다. 환자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그런 치매를 ‘의학적 진단’ 이상으로 접근한 책이 있습니다. 바로 하세가와 가즈오 박사의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입니다. 이 책은 일본에서 ‘치매 진료의 권위자’로 불리는 저자가 자신의 진료 경험과 철학을 바탕으로, 치매 환자와 그 가족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단순한 병의 설명을 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 ‘공감’, ‘가족 돌봄의 자세’를 깊이 있게 다룹니다. 본문에서는 이 책의 핵심 내용을 요약하고, 실질적인 돌봄에 필요한 관점 변화와 독후 소감을 함께 정리해 봅니다.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 -하세가와 가즈오

1. 책 요약 – ‘환자가 아닌 사람으로 보기’의 중요성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는 단순한 의학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닙니다. 저자인 하세가와 가즈오는 일본에서 ‘하세가와 치매 척도’를 만든 인물로, 평생 치매 환자 진료에 힘써온 노의사입니다. 그는 책 서두에서 치매 환자를 마주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병으로만 보지 않는 자세’라고 말합니다. 저자는 진료실에서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사례를 들며,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이야기, 감정, 자존감이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특히 책 전반에 흐르는 주제는 환자를 ‘대상’이 아닌 ‘인격체’로 바라보는 시선입니다.

책에서는 다양한 치매 환자들의 일화가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환자는 숫자를 잊어버렸지만, 손녀의 얼굴은 기억했고, 어떤 환자는 집으로 가는 길은 잊었지만 좋아하던 노래는 여전히 따라 부를 수 있었습니다. 하세가와 박사는 이러한 장면에서 “치매는 기억이 사라지는 병이지만, 감정은 끝까지 남는다”고 말합니다. 이 대목은 독자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우리가 흔히 치매 환자를 ‘모두 잊어버린 사람’으로 인식하는 것 자체가 그들의 존재를 희미하게 만드는 사회적 편견임을 지적합니다.

또한 그는 ‘치매는 절망의 병이 아니다’라고 단언합니다. 약물 치료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환자와 가족의 관계이며, 인간적 교감이라고 말합니다. 책에서는 가족의 돌봄 방식이 바뀔 때 환자의 증상도 안정되는 사례들이 다수 소개됩니다. 예를 들어 꾸짖는 대신 손을 꼭 잡아주거나, 과거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것만으로도 환자는 불안감을 덜 느낀다는 내용은 매우 실질적인 조언입니다.

책은 중후반부에 이르러, 치매 환자를 돌보는 가족의 고통과 소진 문제도 조명합니다. 하세가와 박사는 “환자만 환자가 아니다. 가족도 돌봄으로 지친 환자가 된다”며, 보호자를 위한 쉼과 사회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이 책은 환자 중심의 시선, 관계 중심의 의료, 그리고 가족 돌봄의 지속 가능성까지 아우르는 책입니다.

2. 느낀 점 – ‘치매를 대하는 자세’가 바뀌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솔직히 말해 치매는 ‘두려운 병’ 혹은 ‘답이 없는 병’이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는 그 생각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은 “치매는 기억을 잃는 병이지만, 감정은 마지막까지 남아 있다”는 말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문장이 아니라, 환자와 보호자의 관계 속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핵심 진실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저자가 환자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듣고, 삶 전체를 이해하려 노력하는 장면들에서는 의사이기 이전에 ‘사람 대 사람’으로서 환자를 마주하는 자세가 느껴졌습니다. 병명을 붙이고, 약을 처방하고, 진행 단계를 분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 이전에 환자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책을 읽으며 떠오른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나의 어머니가 치매 초기 진단을 받았을 때, 병원 대기실에서 보호자들이 나누던 대화 속에는 좌절과 불안, 죄책감이 가득했습니다. “왜 우리 엄마가?”, “이제 아무것도 못 하셔요.”라는 말들이 오갔죠. 하지만 저자는 말합니다. ‘치매에 걸려도, 사람은 여전히 사람이다.’ 그 말은 마음 한구석에 무겁게 내려앉았던 두려움을 조금은 가볍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나 스스로 돌봄의 태도부터 바꿔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증상을 고치려 하기보다, 어머니의 하루를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것, 말을 이해하지 못해도 눈빛을 맞추고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돌봄이라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3. 책을 통해 배운 ‘가족 돌봄의 자세’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는 단지 치매를 이해하는 책이 아닙니다. 그것은 곧 ‘가족 간 관계’와 ‘사랑을 지속하는 법’을 배우는 책이었습니다. 특히 저자는 ‘돌봄은 기술이 아니라 관계다’라고 말합니다. 이는 보호자로서 내가 가져야 할 가장 본질적인 태도임을 깨달았습니다.

책에서는 반복적으로 “돌봄은 혼자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보호자가 자신을 희생해가며 모든 걸 감당하려 할 때 오히려 돌봄은 무너진다는 것입니다. 실제 사례로, 처음에는 무조건적으로 헌신하던 가족이 돌봄의 과중함에 지쳐 결국 환자와의 관계까지 악화된 예가 소개됩니다. 하세가와 박사는 이 같은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 ‘쉬는 돌봄’, ‘함께 하는 돌봄’을 제안합니다.

가족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말은 보호자에게 깊은 위로를 줍니다. 돌봄은 공동체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과제이며, 치매안심센터, 요양보호사, 가족지원 프로그램 등 제도적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현실적 조언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돌봄은 끝까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어야 한다는 메시지가 마음 깊이 남습니다. 어쩌면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의 과거와 오늘을 계속해서 껴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껴안는 순간이 곧 치매라는 병 앞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태도가 아닐까 합니다.

마무리하며

하세가와 가즈오 박사의 『나는 치매 의사입니다』는 단순히 의학서가 아닙니다. 삶의 끝에서 우리가 반드시 마주하게 될 ‘돌봄’이라는 주제를 따뜻하고 진지하게 풀어낸 인문서이자 실천서입니다. 치매를 막연한 공포로만 바라보지 않도록, 치매 환자와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제시해줍니다.

이 책을 통해 ‘치매도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보호자의 무거운 어깨에 작게나마 기댈 수 있는 지지와 통찰이 담겨 있는 이 책은, 치매 환자 가족에게 깊은 위로가 되어줄 것입니다. 돌봄을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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